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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례로 본 언론과 전화의 <차가운 참여적 성격>

DinoKim 2009. 9. 27. 16:21

마셜 맥루언의 [미디어의 이해] 중에서 (P.380)

1949년 9월 6일, 정신병에 걸린 퇴역 군인 하워드 운루는 뉴저지 주의 캠든 거리에서 미친 듯이 날뛰며, 열세명의 사람을 죽인 뒤 집으로 돌아갔다. 긴급 출동한 부대가 기관총, 산탄총을 쏘고 최루탄을 터뜨렸다. 이때 <캠든 이브닝 쿠리어>의 편집자가 전화 번호부에서 운루의 이름을 찾아내어 그에게 전화하였다. 운루는 총을 쏘다 말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하워드인가?"
"그렇다."
"왜 사람을 죽이는가?"
"모르겠다. 아직 대답할 수 없다. 나중에 말하겠따. 지금은 너무 바쁘다."

이런 것이 언론이다.
정신병자가 사람을 죽이고 나서 경찰과 총격전을 하고 있을 때
전화를 걸어서 취재를 한다.

왜 사람을 죽이느냐고.

정신병자는 너무 바빠서(총격전 중이므로)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

미디어가 이런 것이다.
뜨겁고 차가운 미디어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우리 삶을 지배한다.

매스미디어가 갖는 괴물 같은 힘은
한마디로 리바이어던 같은 것이다.

매스미디어는 인터넷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이슈가 된 것은 인터넷에서도 이슈다.

오늘 네이버 검색어 1위 이청용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첫 데뷔골을 기록한 축구 선수다.
그의 결승골은 많은 사람들을 검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슈만을 따라 다닌다.
그 결과 더 많은 블로거들이 이슈만을 다룬다.

블로거들은 혹은 돈을 벌기 위해, 혹은 명예를 얻기 위해, 혹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글을 쓴다.

자유를 이야기하는 블로그는 외면 받는다.
시대에 뒤 떨어지는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블로거들의 고민이 있다.
소통하기 위해서 시작한 블로그임에도 소통되지 않는다.
바로 검색의 강력한 힘 때문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키워드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은 적절한 선에서 선택하고 타협해야 한다.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난 이야기만을 하다가는 외면 당할 뿐이다.

그래서 블로거들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무슨무슨 베스트 TOP 10
무엇무엇을 하는 방법 3가지
누구누구는 왜 그랬을까?


등등의 글들로 사람을 긁어 모은다.
무엇하려 이렇게 애쓰는지는 모르나, 블로거들은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사회적인 만족을 얻는다.

주목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읽어 주고 있고, 반응해 준다는 것에 열광한다.

단순한 조회수가 아니라, 댓글 하나에 목숨을 걸게 된다.

파현화되고 형해화된 개인의 일상들 속에서
블로거들은 자기만이 추구하는 가치를 쫓아서 글을 써댄다.

외면당하고 혹은 낚시질에 성공하고
혹은 블로거를 통해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이런저런 류의 웹하드와 같은 무리들 속에서도
무소의 뿔처럼 가는 블로거들도 있다.

이들이 미래의 미디어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이들이 미디어를 이끌어가야 한다.

블로거들도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명확히 세워야 한다.
그래서 평생을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

블로그는 단지 타인을 향한 글만이 아니라
자기성찰의 도구로도 쓰여야 한다.

세상을 향해 열려 있으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다독이는 데에도 사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