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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지

DinoKim 2008. 5. 30. 22:31
재미있는 블로그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

http://blogissue.org/entry/45시간의-서대문-경찰서-유치장-체험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서 연행되어 유치장에 다녀오신 분 이야기입니다.

험난했던 89학번인 전 유치장 신세를 그 시절엔 자주 졌습니다.
졸업하고 나선 좀 오래 있기도 했구요. ㅋㅋ

1986년에는 건국대학교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단군이래 최대의 구속 사태라고 알려졌죠.
대략 1200명 정도이던가 하는 인원이 한꺼번에 구속을 당했으니...

그런데, 그렇게 구속을 하고 잡아가면 시위라는게 수그러들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입니다.
유치장을 다녀온 사람은 대개 영웅이 되어가게 마련이죠.

유치장 다녀온 이야기는 그 시절엔 술 자리에서 술안주꺼리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마치 무용담처럼 되어 버리죠.

그리고, 조금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유치장 다녀오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더 많은 사람이 유치장에 다녀오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시위에 참여하게 되죠.

그 시절이 떠 오를려고 합니다.
처음엔 별 일 아니던 촛불 문화제였는데.
자꾸 막아대고, 잡아가고, 유치장에 보내줘서, 무용담까지 만들어집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요즘엔 정말 순식간에 알려지는 일이죠.

하루 이틀 사이에 닭장투어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공권력이 시민에 의해서 조롱당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런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세력들이 항상 있습니다.
대개는 나이가 지긋하신 기득권층이죠.

얼마 전에는 기괴한 루머를 들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전혀 컴퓨터를 하지 못해서, 일주일간 노트북이 고장났다면서 이용을 안 했는데, 보좌관이 알아보니 고장이 아니라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비밀번호를 물어보지 않고 고장났다고 하더라"는 식의 루머였습니다.

설마 대기업의 CEO를 지낸 분이 그럴리야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런 루머가 가능할 것 같은 이미지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 식의 불도저 스타일.
청계천에 보여줬던 바로 그 밀어부치는 스타일 말입니다.

불도저가 쓰레기를 치우고, 개혁의 장애물을 치우고, 국익에 반대되는 것들을 치워 준다면
다수 국민이 크게 환영하겠지요.

다만,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FTA나 한미동맹관계를 생각해서
모두가 골칫거리로 생각했던 쇠고기 수입 문제를 과감하게 허용하고 밀어부치는데
자꾸 아래에서 별거 아닌 국민들이 시끌시끌 떠들어대니
다시 불도저로 밀어버리듯이
과감히 진압해 버리려는 시도를 한다면
우린 사상 최초로 최단시간 내에 실제로 탄핵을 통해 대통령직을 상실하는 분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쇠고기고시와 관련한 시위가 어찌될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내일 저녁엔 10만 명이 모일 것이라는 기사가 나돌고 있습니다.

사실 요새 전 그까짓 쇠고기 아예 안 먹어버리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뭐 또 들리는 말로는 쇠고기를 안 먹는다고 광우병을 피해 갈 수 있는게 아니라며, 조미료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음식에 안 들어갈 리가 없으며, 소시지나 기타 이런저런 식품을 아이들이 안 먹을 수 없는데
이 모든 것들이 다 문제가 될테니
그저 소고기만 안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론 광우병을 피해가지 못한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더 황당한 것은
차라리 채식주의자가 되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덜컥 이런 글이 보입니다.

채식주의자도 광우병 걸린다

정말 집단의 힘은 대단합니다.
어떻게 저런 정보들을 다 찾아내는지.

정말 2.0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실감합니다.
집단지성이라는 말의 위력을 접하면서 더더욱 감탄하게 됩니다.


네티즌은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나 올드 미디어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습니다.

상대성 원리가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자동세차장에서 차 안에 앉아 있으면, 어떤 때는 마치 차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데, 세상이 앞으로 나가게 되면, 결국 스스로 퇴보하는 것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변화와 진보를 거부하는 세력은 결국 퇴보하게 될 것입니다.
여하간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회적 정의가 조금씩 실현되어 갈 테니 말입니다.

여하간 말이 길었지만,
이번 촛불문화제가 시위로 바뀌어 가고 있고,
시위가 되어가는 근본적 이유가 경찰의 강경한 대처에 있으며
결국 정부의 강경 진압이 투사를 양성해 내는 우스꽝스런 결과만 남길 것이란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