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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과 케이블TV

DinoKim 2011. 12. 18. 23:53
TV조선이 저조한 시청률로 충격에 빠졌다는 기사가 지난 13일 보도됐다.
킬러콘텐츠가 부재하다는 것이 이유다.

미디어오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9097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종편채널 4사의 가구 평균 시청률은 0.3%대로, JTBC가 0.389%, MBN 0.341%, 채널A 0.287%, TV조선이 0.272%로 나타났다.

초기부터 빠르고 공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편성 전략을 구사하는 JTBC는 나름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TV 시청률과 비슷한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에선 예외가 아니다.


▲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의 종편 평균 시청률 추이. 유료매체 가입가구 기준. 자료=TNmS, 미디어오늘.
 
JTBC는 뮤직온탑이라는 음악차트 서비스를 엠카운트다운과 동시간대 편성을 하는 등 의욕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TV조선은 한반도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이념적 방송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 소비자와 방송 소비자의 지형이 과연 동일할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신문은 가정에 배달되고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구독해 왔기에 큰 저항감 없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매체다. 물론, 인터넷신문이 나오면서부터는 그러한 장벽이 무너지게 되고, 그에 따라 많은 인터넷신문이 방문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과 사진을 편집하고,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뉴스캐스트 운영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TV 역시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재핑이라는 간단한 조치로 채널을 변경하고 갈아탄다. 재핑에 걸리는 시간은 마음에 든다 안든다의 판단에 걸리는 시간이다. 

재핑을 하는 시청자의 태도는 이른바 Lean Backward다. 뒤로 기대서 편안하게 리모콘을 돌리면서 볼 만한 채널이 있는지 찾는 것이다.

TV 방송이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판단하는 데에는 단 1초면 충분하다.

TV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효자 상품은 단연 드라마와 예능이다.

종편에서 추진하는 드라마를 살펴보면, 동아가 추진하는 채널A는 월화드라마 컬러오브우먼, 중앙이 추진하는 JTBC는 인수대비, TV조선은 한반도 등이다.

이외에 예능에선 JTBC를 빼고는 주목할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종편 선정 과정에서의 잡음은 일단 기존의 신문법이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금지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신문 방송의 겸영을 금지한 것에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 나올 경우 한국의 정치 지형상 정치적 영향력이 너무 비대해지는 것을 경계했던 측면이 있다.

진보 진영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신문 방송의 겸영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루퍼트 머독이 보유한 미디어콥은 전세계 미디어를 문어발처럼 흡수 통합하면서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하는 것이 해외의 추세다보니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신문방송의 겸영 금지 조항은 세계자본주의 속에서의 경쟁 구도상 더이상 고수하긴 어려운 분위기였다.

종편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나 혜택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기도 했다. 여하간 결론적으로 종편은 조중동과 매경이 각기 선정되고 보도채널로 연합이 선정된 후 종편은 어느덧 개국하고 방송을 하게 됐다.

케이블TV를 되돌아보면 이미 유선망을 통해서 전국의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와 같은 높은 시청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엠넷의 슈퍼스타K 같은 경우는 이례적으로 3%에서 최고 7% 가까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케이블TV는 1%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하는게 통상적이다.

이처럼 볼만한 채널이 없어서가 문제가 아니라 채널이 너무 많아서 문제인 상황에 새로운 종편 채널이 4개가 추가되면서 시청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기존에 지상파 3사의 4개 채널을 골라 보던 것조차 동시간대 편성인 경우엔 택1하여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새로운 채널이 추가된들 쉽게 채널이 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종이신문의 입장은 점점 쇄락하는 지면 시장에서 인터넷으로 다시 공중파로 변신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싶었겠으나, 내가 보기엔 오히려 종편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악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서 결국 시청률이 검증된 타 프로덕션의 구작이나 해외 작품을 싸게 들여와서 편성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덕션들 입장에선 제작 후 베팅을 해볼만한 곳이 많아졌다는 차원에선 반길만한 일일 수 있으나, 종편의 체력이 기존의 지상파와 비교하긴 어려울터이니 사실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AGB닐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4개 종편에서 시청률 1%를 넘긴 프로그램은 JTBC의 월화미니시리즈 '빠담빠담'의 재방송뿐이었고, 16일엔 TV조선의 특선영화 '가문의 위기'였다.
17일엔 채널A의 주말드라마 '곰배령'이 1%를 넘었고, JTBC의 '빠담빠담'과 '이수근김병만의상류사회' 그리고 주말드라마 '인수대비'가 1%를 넘는 것에 그쳤다.

아직까진 도토리 키재기 정도이나 JTBC의 선전은 조금씩 구별되고 있다.

요란한 과정을 거쳐 선정된 종편이 시작된지 이제 한달도 되지 않았으니 벌써 성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케이블TV에 비해서 명확한 이점인 채널번호가 배정된 상태에서 이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고 이처럼 저조한 시청률이 장기화될 경우 핵심 수익모델인 광고 사업에선 제동이 걸릴 것이 명확하다.

1-2만 명 정도가 보는 방송에 15초당 몇천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광고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조중동은 종편으로 인해서 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하나의 미디어가 포지셔닝되는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별것 아닌 듯한 월간지 하나도 포지셔닝을 판단하기까진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거액이 투입된 방송은 더 오랜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기간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라는 숙제를 4개 종편 모두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