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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수현-전지현, 중국 생수 광고 모델 취소는 현명한 조치인가?

DinoKim 2014. 6. 22. 22:05

김수현과 전지현이 중국의 헝다그룹의 헝다빙촨(恒大氷泉)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가 인터넷상의 여론이 동북공정과 연관되면서 비난여론이 들끓자 20일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천편일률적으로 당연히 취소해야 한다는 식으로만 여론이 흐르면서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 정서상 중국이 장백산이라는 용어를 동북공정과 관련해서 사용하므로 해당 CF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주 오래전부터 중국은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불러 왔으며, 동북공정이 진행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인터넷 상에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장백산이라는 용어가 마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해된느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장백산이라는 산이름이 동북공정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전혀 아니다.

동북공정의 진정한 문제는 중국이 소수민족을 대통합하고 영토적으로 통일 후 한국과의 영토분쟁을 대비하는 것으로 단지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표기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동북공정의 문제점은 고구려 자체가 부여에서 출발한 국가이므로 고구려가 중국 민족국가의 일부다라는 주장에 있다.

지난 2010년 1월 1일 시사인을 통해 국립한경대 교양학부의 윤휘탁 교수는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바꾸려는 중국의 야욕’이란 기사를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면서,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관련기사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6136

현재 백두산은 일부는 북한의 영토로 해당되며, 대부분은 중국의 영토에 해당한다.

지난 6월 4일 연합뉴스의 ‘북·중, 백두산 국경관광 2년 만에 재개’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한 바 있다.

“백두산은 1962년 체결된 북·중 국경조약에 따라 양국 영토로 나뉘어 있으며 현재 동서남북의 주요 관광로 4곳 가운데 동쪽만이 북한 영토다.”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14/06/04/0301000000AKR20140604055800097.HTML

지도상으로 봐도 백두산의 약 4분의 3은 중국 영토에 접경해 있으며, 4분의 1 정도가 북한 영토에 접경해 있다.


또한 앞서 시사인에 기고한 윤휘탁 교수는 남한 학계가 백두산에 관해 별다른 연구와 관련활동이 없음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장백산과 백두산의 두 용어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다. 조금 내용이 길지만 차분히 일독할 내용이라 옮긴다.

‘장백산’ 명칭이 사료에 처음 나온 시기는 요(遼)나라 성종 30년(1012)이고, ‘백두산’ 명칭이 나온 것은 장백산 명칭보다 300여 년 앞선 삼국통일 직후이다. 명칭으로만 보면 백두산이 장백산보다 훨씬 먼저 사료에 나오는 셈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고려 때 <삼국유사>의 단군신화나 태조 왕건의 조상에 얽힌 백두산 설화 혹은 조선의 백두산 신화와 설화가 있었듯이, 중국의 거란족과 여진족(후에 만주족)도 백두산에 관한 신화와 전설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조선왕조가 백두산을 숭배하고 제사를 지낸 것처럼, 여진족의 청조 역시 백두산을 숭배하고 제사를 지내곤 했다. 
우리 민족이 백두산을 민족의 발상지로 여기는 것처럼, 중국의 만주족도 여전히 백두산을 민족의 발상지이자 성지로 인식한다. 역사적으로도 백두산 지역은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의 관할권 속에 있었지만, 그 후에는 요·금·청의 관할권에 속해 있었다. 현재는 백두산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걸쳐 있다. 이렇게 본다면, 백두산은 우리 것도 중국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백두산은 남북한과 중국 모두의 자연문화유산인 동시에 역사문화유산인 셈이다. 
그런데 만일 남북한과 중국 어느 한쪽이 백두산에 대해 배타적인 귀속권을 주장한다면, 양쪽의 갈등과 대립을 초래해 상호 간에 상처와 손실만을 가져다줄 것이 뻔하다.
그런데 만일 남북한과 중국 어느 한쪽이 백두산에 대해 배타적인 귀속권을 주장한다면, 양쪽의 갈등과 대립을 초래해 상호 간에 상처와 손실만을 가져다줄 것이 뻔하다. 이것은 2007년 중국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백두산 세리머니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한·중 국민의 갈등 사례에서 이미 경험했다. 
백두산 문제의 해법은 외국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가령 프랑스와 스페인은 양국 접경 지역인 피레네 산맥의 몽페르뒤 산을 공동의 자연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고 공동 관리한다. 알프스 산맥의 몽블랑 산도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가 공동 관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만일 백두산도 남북한과 중국이 공동 관리한다면, 백두산은 남북한과 중국 상호 간 우호와 협력, 공동번영을 위한 시금석으로 작용할 수 있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 공동체의 실현을 앞당겨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다. 이제 백두산은 대립과 갈등의 싸움터가 아니라 화해·협력·번영의 상징이어야 한다. 지금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윤 교수의 주장을 위와 같이 길게 인용한 것은 이번 김수현-전지현의 CF 취소가 자칫 양국간에 백두산과 장백산의 용어 다툼으로 발전해 양국간에 영토분쟁으로까지 사태가 커지는 것을 저어하기 때문이다.

양국가가 오랫동안 공유해왔던 역사를 볼 때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

정부 차원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백두산을 둘러싼 교류와 협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감정적으로만 중국의 야욕이라 주장한다면 어렵게 형성된 한중의 우호적 관계와 이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 무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소속사 역시 일부 국민의 정서를 고려해서 양국의 외교적인 분쟁이 촉발될 수 있는 사태를 함부로 판단할 일은 아니라 본다.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있는 산인만큼 중국과 북한이 경계선으로 점유하는 만큼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개념은 지리산을 두고 보더라도 지리산이 봉우리를 중심으로 3개 도가 나뉘는 분수령임을 생각해보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CF 취소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당 제품에 남한과 북한은 장백산을 백두산이라 칭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양국 모두에게 장백산 혹은 백두산은 영산으로 인정받는 명산이므로 잘 보존하고 가꾸자는 캠페인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동북공정은 역사적 해석의 문제로,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연구에 대한 대응은 오히려 남한과 북한의 역사학계가 단일연구팀을 구성해 백두산과 관련된 흩어진 자료를 모으로 분석해서 중국이 확보한 것만큼의 역사적 사료를 수집해 한민족이 오랫동안 백두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함과 동시에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왔음을 중국 또한 받아들이고 남북한과 중국이 백두산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기보다는 함께 가꾸고 보존하는 것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