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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스탠드와 언론사의 트래픽

DinoKim 2013. 2. 1. 00:32

네이버 뉴스 스탠드가 3월 5일 전면 시행된다고 한다.


어떻게 변할지 언론사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검색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인터넷 커버리지 95%에 육박하는 거대 공룡 네이버 홈의 뉴스 노출 정책은 언론사의 트래픽을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기 때문이다.


1월 1일 조그맣게 노출된 뉴스 스탠드 이용율은 2%에 불과하다는 분석에 따라 이용자들의 저항도 크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뉴스캐스트에 애초에 등록되지 않았던 언론사들에게는 뉴스 스탠드를 통해서 트래픽을 나누어 받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뉴스캐스트를 통해 절대적인 트래픽을 보장받았던 언론사들에겐 뉴스 스탠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뉴스 스탠드가 애초에 도입될 수 밖에 없던 배경은 선정적인 낚시질 제목 때문이었다.


방문자 수에 따라 광고 매출이 결정되는 인터넷 언론의 수익모델은 결국 기사의 질을 떨어뜨리고 네티즌의 클릭을 유도하는 질낮은 기사를 생산하게 만들고, 기사의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일부의 팩트로 제목을 선정적으로 뽑도록 유도했다.


뉴스캐스트만이 아니라, 실시간 검색어 따라잡기를 통한 뉴스 생산에 주력하는 언론사가 많아지면서 키워드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언론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는 기자들은 이런 작업을 통해서 기자가 아닌 블로거 수준의 작업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기존에 뉴스캐스트에 포함돼 있던 50여개의 언론사들에겐 위기가 되는 뉴스 스탠드가 새롭게 뉴스 스탠드에 포함되는 지역지 등에게는 축복이 되기도 한다.


뉴스캐스트는 좁은 영역에서 뉴스의 팩트를 전달하기 어려운 짧은 제목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빚어진 측면도 있어보인다.


한편으론 주변에 배치된 타 언론사의 뉴스 선정 및 제목을 보면서 어느 기사가 더 많은 클릭을 유발하는 가를 분석하지 않을 수 없는 무한 경쟁의 구도이기도 했다.


뉴스 스탠드는 그러한 경쟁을 본질적으로 배제하는 언론사의 브랜드를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언론사의 신뢰도에 기반한 언론사 선택이라는 부분이 중요 화두가 됐다.





그러나 언론인의 한 사람이 필자의 입장에선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필자가 운영하는 매체는 아직 네이버 검색제휴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부에 등록된 언론사는 3천개가 넘는다.

3천개가 모두 실제 운영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짐작에는 약 1000여 개 정도의 온라인 신문이 운영되고 있지 안을까 싶다.


그 중에서 다음 검색 제휴가 된 언론사가 약 700여 개, 네이버 검색 제휴가 된 언론사가 약 300여 개 정도 된다.

약 반년 전에 확인했던 숫자이므로, 지금은 변화가 있겠지만 대동소이할 것으로 본다.


주요 언론사라 규정하는 기준과 평가의 방식이 모호하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네이버가 언론사의 존망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버린 것은 네이버의 잘못이 아니라 이용자의 선택의 결과였지만, 각 언론사에겐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재앙을 의미한다.


네티즌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 회사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 인식하는 순간, 언론사는 언론이 가야할 저널리즘의 정도를 더 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되고, 클릭을 유도하는 순간 질곡과 수렁의 늪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러한 트래픽의 이슈는 또한 광고의 이슈와도 직결된다.


세상 어느 나라의 신문 사이트의 광고가 우리나라처럼 천박하고 지저분한가.

가장 기형적인 광고가 판을 치는 나라가 한국이 아닌가 싶다.


외국인이 한류 때문에 한국의 언론을 방문했을 때 받게 될 충격과,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창피하고 수치스러움을 느껴야 하는 입장에서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다시 정리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그리고, 그토록 치열하게 트래픽을 유도하고 지저분한 광고로 돈을 벌면서도 정작 뼈빠지게 일하는 편집기자들은 심각한 착취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오늘의 한국 언론의 현주소다.


인터넷신문이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바뀌면서 많은 매체가 만들어지고 고용이 창출되고, 정보가 다양하고 풍부해진 순기능이 있지만, 역으로 광고 모델 외의 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 언론 산업의 빈약한 토대로 인해서 종사자 모두가 어려워지고 자괴감에 빠지는 상황이 됐다.


언론사끼리의 협력을 통한 자정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상호 경쟁관계에 놓여 죽느냐 죽이느냐의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갑자기 신사협정을 맺을 수는 없다.


네티즌의 클릭 하나가 언론 지형 전체를 결정하는 시대다.

모바일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다시 온라인에서 벌어졌던 희극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혹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네티즌의 군중심리 때문이란 말을 하는 모양이다.

냄비처럼 쏠림현상이 심한 국민성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비교적 간단하다고 본다.


다양한 매체의 뉴스 1개씩만을 모아서 비교되도록 하는 순간, 이미 결과는 예정된 것이다.

특히 카테고리만 표시하고 매체명을 표시하지 않는 현재의 뉴스캐스트는 그러한 결과를 오히려 가중시킨다.


매체명을 보여주지 않는 뉴스를 클릭하면서 네티즌은 자연스럽게 매체에 대한 신뢰도와 로열티를 가질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거부하지 못하고 즉, 매체명 표기 없이 뉴스가 제목만 노출되는 것을 받아들였던 기존의 언론사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매체명은 언론사에게 자존심이고 생존이며 존재의 이유다.

그 하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취재하고, 진실을 알리고, 풍요로움을 포기하고 헌신하는 것이다.


바이라인을 지키지 못한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